야밤의 습관
축복받은 잠, 바로 건강을 위한 성배이다. 잠이 부족하면 혈당량이 치솟아 살이 찌고, 우울증으로 이어지며,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을 높여주고, 뇌손상의 원인이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족한 잠은 갑상선 호르몬과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변화시켜 기억력, 면역체계, 심장 활동, 신진 대사 등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졸음운전을 하다가 차가 도로 밖으로 굴러 떨어지는 경우처럼 수면 부족으로 즉사하는 경우도 있다.(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람이 매년 약 7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밤을 꼬박 샌 사람은 혈중알콜농도 0.1인 사람과 같은 상태로, 이 수치는 대부분의 주에서 음주운전 형사 입건 기준을 초과한다.
여기까지 읽고 나니, 해가 떨어지자마자 베개를 베고 누워버려야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지 않는가? 하하! 오늘날의 미국인들은 100년 전 미국인들보다 수면시간이 3/4로 줄었다. 10명 중 4명은 최적의 건강과 한낮의 활동을 위한 최소시간인 7시간보다 덜 자며, 15%는 6시간도 체 자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밤중의 쾌적한 숙면이 건강과 기분을 위한 최고 기준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면, 밑에 제시된 조언들 중 세 가지만 실천해 보아라. 간절히 원하던 쾌적한 숙면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1. 반복적인 일을 해라.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에 정해진 일들을 해 보아라. 고양이를 방 밖으로 내보내고, 불을 끄고, 난방기를 끄고, 세수하고 양치질하는 평범한 일이라도 좋고, 요가나 명상도 괜찮다. 다만, 이러한 일들을 의식 없이 해야 한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밤마다 반복되는 일”을 하기 시작하면, 뇌는 이제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해질 시간이라는 신호를 받게 되,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낮추고 몸을 수면 모드로 조절한다.
2. 신체 사이클을 찾아라. 밤 10시엔 미친 듯이 졸렸다가도, 그 순간이 지나가고 뉴스가 나올 때 쯤 되면, 언제 졸렸냐는 듯 눈이 똥글똥글해진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졸음은 주기적으로 찾아온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잠이 쏟아지는 순간을 견뎌 낸 이후 얼마동안은 쉽게 잠을 잘 수 없는 듯 느껴진다. 사람마다 다른 이런 리듬을 감지했다면,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해 보아라. 졸음이 오면, 침대에 누워라. 다시 잠들려면 꽤 오래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3. 금방 빨은 이불과 베갯잇에 라벤더 물을 뿌리고 자기 직전에 다림질해라. 라벤더 향은 긴장 해소에 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또한 반복적이고 무심히 하는 다림질은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준다. 이불을 다림질하는 일이 귀찮다면, 라벤더 물을 분무기에 넣고, 잠자리에 들어가기 전 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잠잘 때만이라도 시계를 침대 밑이나 선반 밑에 놔둬서 시계 때문에 잠을 방해받는 일이 없도록 해라. 한밤중에 잠에서 깨거나 쉽게 잠을 이룰 수 없더라도 시계를 보며 지금이 도대체 몇 시지, 이렇게 늦게까지 잠을 못 자다니 라고 한탄할 일은 없을 것이다.
5. 베개를 바꿔라. 오랫동안 머리에 짓눌리고 마구 뒤집힌 낡은 베개도 쉴 시간이 필요하다. 옷장에서 깨끗한 새 베개를 꺼내, 향긋한 냄새가 나는 베갯잇을 씌워서 사용해 보아라.
침실을 바꿔보아라.
6. 적당한 베개를 골라라. 스웨덴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가운데가 움푹 파인 직사각형 모양인 목베개가 목의 통증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도 높여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상적인 목베개는 부드럽고, 너무 높지 않으며, 목을 잘 받쳐주고, 알레르기 반응 검사를 통과했고, 세탁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연구에 참여한 55명의 사람들은 목받침대가 두개 있는 베개에 가장 후한 점수를 주었다. 또 다른 연구에선 평범한 베개 대신 물베개를 벤 사람이 더 편한 잠을 잤다는 점을 찾아냈다. 황산나트륨과 세라믹 섬유 같은 “시원한” 소재가 들어있는 베개를 베면 폴리에스테르가 들어있는 베개를 베고 잘 때 보다 더 편한 잠을 잘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진은 잠자는 동안 시원한 베개가 사람의 머리 온도를 낮춰 줘, 수면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황산나트륨이 든 베개를 찾을 수 없다면, 차선책으로 천연 섬유로 만들어진 베개를 사 보아라. 폴리에스테르 베개보다는 열을 빨리 식혀 준다.
적당한 베개 고르는 법 : 알레르기로 고생하거나, 아침에 코가 잘 막히는 사람에겐 저자극성 베개를 추천한다. 그리고 베개 두께를 살펴보아라. 두껍고 푹신한 베개가 맘에 들진 몰라도, 너무 두꺼운 베개는 목 근육을 긴장시킨다. 베개는 얇은 것이 낫다.
7. 창문에 두꺼운 커튼을 달아 사용해라. 길거리의 가로등, 보름달, 옆집의 전등처럼 희미해서 거의 눈치 챌 수 없는 불빛도 일일 신체 주기 변화에 영향을 주어 수면을 방해한다.
8. 침실을 청소하고, 부드러운 초록색으로 꾸며라. 초록색이 아니더라도, 부드러운 색이면 다 좋다. 우선, 침실이 지저분할수록 편안한 잠을 자지 못하고 정신이 산만해진다. 잘 정리된 깨끗한 방바닥은 뇌를 진정시켜 걱정이나 해야 할 일 목록 때문에 오는 긴장을 가라앉혀 준다. 부드러운 색은 시각적으로 수면을 유도하고, 잠들기 위해 침대에 누웠을 때 안정감을 준다.
9. 침대를 바깥벽에 붙이지 마라. 스페인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불면증의 주 요인으로 밝혀진, 외부 소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방법을 쓴 다음에도 여전히 소음 때문에 신경 쓰인다면, 백색 소음 기계를 이용해 보거나, 환풍기를 켜 보아라.
10. 잘 때 뜨거운 물이 담긴 병을 다리 사이에 두거나 스키 양말을 신어라. 과학 이론은 조금 복잡하지만, 발이 따뜻하면 체내 온도는 잠자기 가장 적합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사람은 체온이 떨어졌을 때 가장 편한 잠을 잘 수 있다. 발이 따뜻하면 다리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며, 그 결과 체온도 낮아진다.
11. 침실에서 개와 고양이를 쫒아버려라. 2002년도에 실시된 한 연구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 다섯 명 중 한명은 자기가 키우는 애완동물과 같이 잠을 잔다고 대답했다.(여기에 금붕어는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이 연구는 카페인의 발견 이후 편안한 수면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로 개와 고양이를 꼽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21%의 애완견과 7%의 애완고양이가 코를 골기 때문이다!
버리면 얻는다.
12. 혼자 자라. 물론 배우자나 애인이 사랑스럽겠지만, 바로 옆자리에서 꿈나라를 여행 중인 그 사람이야말로 수면의 가장 큰 방해자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이가 코를 골고, 그녀가 발로 차며 비명을 지르기라도 한다면! 어떤 연구 조사에서는 여성응답자의 86%가 남편이 코를 곤다고 응답했고, 절반은 코고는 소리 때문에 잠을 못잘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남성응답자 중에선 57%가 아내가 코를 곤다고 응답했고, 15%가 아내의 코고는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고 답했다. 정말로 배우자를 발로 차버리지 않을 생각이라면(또는 혼자 거실에 나와 잘 생각이 죽어도 없다면), 다음의 코골이 예방법을 잘 살펴보아라.
● 배우자가 담배를 핀다면, 끊게 하라. 담배연기는 코골이의 한 원인이다.
● 배우자에게 가벼운 저녁 식사를 권하고, 코골이를 가중시키는 술은 절대 주지 마라.
● 귀마개를 사서 써라!
● 부드러운 음악을 틀어서 코고는 소리를 없애라.
● 콧구멍을 넓혀주는 밴드(Breathe Right Strips)를 사서 포장한 다음 선물해라. 스웨덴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 이 밴드는 코골이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배우자와 수면 상담소를 찾아가라. 오만가지 방법을 써도 배우자가 계속 코를 곤다면,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를 받게 해서 수면 중 무호흡이 원인이 아닌지 확인해 보라. 불쌍한 이 코고는 영혼을 쫒아내느니, 차라리 도와주는 것이 자신에게도 더 나은 선택이다.
13. 잠자리에 들기 전 600mg의 칼슘과 300mg의 마그네슘을 섭취하라. 그저 뼈를 단단히 하기 위해 먹는 영양분 덩어리가 아니다. 마그네슘은 천연 안정제이다. 또한 칼슘은 규칙적인 근육 운동에 도움을 준다. 칼슘과 마그네슘의 양이 너무 적을 경우 다리에 경련이 올 수 있으며, 마그네슘의 양이 약간만 부족해도 흥분된 마음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14. 잠자리에 들기 전 호두 한줌을 먹어라. 호두엔 잠을 유도하는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15. 잠자리에 들기 전 바나나를 먹어치워라. 바나나는 트립토판과 멜라토닌이라는 수면 호르몬의 천연 공급지이다.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아온 따뜻한 우유 역시 트립토판이 풍부하다.
16. 잠자리에 들기 전 물을 마셔라. 단 과일주스는 안 된다. 과일주스 한 컵을 마신 참가자들은 잠들기까지 평균 20-30분 정도 더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주스에 가득 들어있는 당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스스로 가라앉혀라.
17. 제산제는 저녁 먹고 난 직후에 복용하라. 제산제엔 수면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진 알루미늄 성분이 들어있다.
18. 잠들기 전에 카세트 북을 들어라. 어렸을 때 머리맡에서 부모님이 해 주신 이야기를 들으며 꿈나라로 빠져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부드러운 내용(시나 자서전이 좋다. 공포소설 같은 건 피해야 한다)을 담은 카세트 북은 어른들에게도 효과가 있다.
19. 물 한 컵에 양상추 잎 3-4개를 넣고 15분 정도 끓여라. 물이 다 식으면 박하가지 두개를 넣고 잠자리에 들기 전 마셔 보아라. 양상추엔 수면 촉진 물질인 락투카리움이 들어있는데, 아편과 비슷하게 뇌에 작용한다. 물론, 아편처럼 중독될 일은 전혀 없다!
20. 스스로 마사지해라. 손가락 끝으로 눈 주변을 지긋하게 누른 다음, 천천히 원을 그리며 마사지해라. 몇 분동인 눈을 마사지한 다음엔 입, 목, 뒷골을 이어서 마사지하라. 완전히 이완되어서 잠잘 준비가 됐다고 느껴질 때 까지 몸을 마사지하라. 배우자와 마사지를 주고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월, 수, 금요일엔 마사지를 받고, 화, 목, 토요일엔 배우자에게 마사지를 해 주는 식으로 말이다. 일요일엔? 둘이 같이 하면 된다.
21. 취침 전 90분에서 120분 동안 따뜻한 물에서 목욕하라. “잠”이라는 정기 간행물에 소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불면증이 있는 여성이 이 시간동안 목욕을 했는데(물 온도는 화씨 105도 정도였다.), 잠을 훨씬 잘 잘 수 있었다고 한다. 목욕은 체온을 높여주지만, 물에서 나오면 체온이 갑자기 떨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잠이 오게 된다.
22. 유칼립투스가 포함된 기름이나 크림으로 근육을 주물러라. 강한 향이 나는 이 식물로 마사지하면 몸이 이완된 느낌을 받고, 향기를 맡으면 기분이 가라앉는다. 유칼립투스 기름은 캐리어 오일을 만들 때 사용되며, 유칼립투스 향이 나는 크림도 판매되고 있다.
23. 침대에 몸을 던진 후, 10분 동안 그날의 사건이나 감정에 대해 글을 써라. 이 “기억 저장소”는 마음에서 맴돌며, 수면을 방해하는 일상에 대한 생각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24. 불을 은은하게 켜 두고, 메모용지와 볼펜을 침대 곁에 두어라.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고선 마음에 잡념이 생긴다면, 메모용지에 그 잡념들을 재빨리 옮겨 적어라. 잡생각에서 “해방”됐다는 느낌으로 잠을 청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