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카페인중독 : 2008. 2. 28. 16:14
즐겨보는 텔레비젼 프로그램 가운데 '페밀리 퓨드 (family feud)'라는 것이 있다. 두 집안 사람들이 나와서 '젊은이 백인에게 묻습니다'하는 식의 질문의 상단부터 맞추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평범한 미국인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대단히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그 질문 가운데 한가지가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좋은 냄새" 였다. 내 대답은 "커피향"이었고 당연히 그것이 미국인들에게도 1등일 줄로 알았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커피향'은 불과 3~4등에 머물렀다.
 
사실 아침에 일어나 풍기는 진한 커피향보다 더 자극적인 것이 어디있겠는가? 특히 원두커피를 진하게 끓이는 그 냄새는 아침잠을 확 깨워주는 효과 만점이다. 그러나 그것이 좋은 것은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기호일 뿐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신선한 아침 공기'의 내음이 더 좋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남들의 의견이야 어떻든 나는 첫 아침에 맏는 커피향이 좋다. 어쩌면 그 향기는 이제 입속에 커피가 들어온다는 조건반사적 카페인 중독증일지도 모른다.  
 
사실 한국에 가면 가장 고민스러운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커피이다. 여기서 물처럼 마시는 커피가 한국에서는'원두커피'라는 이름으로 값도 비쌀뿐더러 양도 꼭 모기 눈꼽만큼만 준다. 미국에 산 날수나 한국에 산 날수가 비슷해져가는 요즈음이지만, 사실 커피 역사로는 미국에서 마신 잔수가 한국에서 마신 잔수보다 서너배는 많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10인용 보온 커피포트에 가득 끓여서 큰 머그잔으로 두잔은 마셔야 정신이 드는데, 한국의 커피숍에서 주는 양으로는 눈꼽도 안 떨어질 판이다. 값은 왜 그럻게 비싼지 그나마 마실만 하면 보통 3~4천원은 주어야 하는데 그나마 리필에 인색하다. 
 
달기만 한 자판기 커피는 커피향이 없고, 블랙으로 마시면 쓰기만 하다. 그 가격에 몇백원인 것을 보면 아마 가장 싸구려 파우더커피를 사용한 탓이리라. 또한 어디서 왔는지 '카페 아메리카나'라고 이름붙인 커피는 왜 그렇게 묽기만 한지, 차라리 유럽에서처럼 찐한 에스프레소에 더운물을 부어주는 정도면 농도가 괞찮은데, 한국의 카페 아메리카나는 필터커피에 물을 부어주는 것이라 맛이 밋밋하기 그지없다. 이 이름은 아마 유럽에서 미국식 묽은커피라는 뜻으로 이름붙인것 같은데, 전혀 미국식이 아니다. 또 다른 아메리카 대륙인 남미식은 더 더욱 아니다. 남미식은 찐한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잔뜩 넣어 머그잔에 마시는 것이다.
 
서울에서 그나마 괞찮은 곳을 발견한 곳이 바로 던킨도넛이다. 그런데 한가지 유의할 점은 이곳에서는 자동으로 커피반 더운물 반을 붓기 때문에 미리 "물 붓지 말고 커피만"이라는 멘트를 날려야 한다. 그러면 십중팔구는 "너무 진해서 못 마셔요"하는 응답이 돌아오고, 그에 대한 내 대답은 "냅둬유"이다. 아무튼 던킨도넛의 물 안탄 커피가 상당히 괜찮다. 여러가지 맛이 있지만, 대부분은 초이스가 없다. 초이스가 있다면 킬리만자로나 다크 시나몬을 즐긴다. 반면에 칼로리가 높고 화려한 카푸치노는 절대 '노'다.
 
어설픈 필터커피보다는 차라리 인스턴트 네스커피도 마실만하다. 유럽에 가면 네스커피를 많이 마시게 되는데, 자주 마셔보니 입에 맞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럽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스타일은 "에스프레소 네그로, 더블"이다. 그 진한것이 입에 온갖 쓴맛을 퍼 붓고는,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맛은 아무나 느낄 수 없는 맛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자학이라는 평도 있다.) 코를 자극하는 냄새 또한 강하며 훌륭하다. 지금도 파리의 페스트리샵에서 내가 에스프로소 더블을 원샷에 날리는 무식한 장면을 본 파리지앵들의 놀란 눈이 생각난다. 많은 사람들이 커피는 몸에 나쁘다며 피하는 음료다. 그러나 내게는 눈을 뜬 아침에 맏는 커피향은 피할 수 없는 생활의 중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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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분별없는 아이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