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07.01.12

커피는 친숙한만큼 미스터리한 기호품이다. 밥 먹고 한 잔, 접대용으로 한 잔, 심심할 때 한 잔하는 커피지만 커피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왜 어떤 사람은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밤잠을 설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커피 석 잔을 마셔도 졸음을 이기지 못하는지, 커피 종류별로 각성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뭔지.

커피에 대한 수수께끼를 전문가들을 통해 풀어본다.

◆커피에 대한 반응도, 개인차가 나는 이유는?

카페인에 반응하는 교감신경의 민감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교감신경계통이 예민한 사람은 커피를 마시면 바로 가슴 두근거림, 무기력증, 지나친 각성효과, 손떨림, 불면 등의 증상을 겪게 된다.

사람들마다 다른 카페인 대사 능력도 개인차가 나는 이유다. 섭취된 카페인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은 보통 5~6시간인데, 임산부와 신생아, 간이 약한 사람의 경우에는 수일이 걸리기도 한다.

대사가 빠를수록 카페인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커피 반응도는 커피를 다량으로 섭취한 경우 카페인에 대한 내성이 생길수록 둔해질 수 있다.

◆커피는 건강에 좋을까, 나쁠까?

카페인은 사람의 상태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는 편두통의 경우 혈관을 수축시켜 좋아질 수 있으며, 치매를 예방하며 머리를 맑게 해 일의 효율을 높이고, 이뇨작용을 돕기도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당뇨환자의 경우 일반 차보다 당분이 낮은 원두커피가 좋다는 얘기까지 있다. 반면 커피는 수면을 방해하고, 이명을 유발할 수 있으며, 부정맥을 발생시키고, 위점막을 자극하고, 요실금이나 골다공증, 생리통을 악화시키는 주장이 있다.

특히 불임가능성과 기형아 출산율을 높이므로 임신한 여성들이나 가임기 여성들은 주의해야 한다.

◆인스턴트 커피 먹으면 잠이 깨고 원두커피 먹으면 졸린다?

커피마다 각성의 정도가 다른 이유는 커피별로 카페인 함유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카페인의 농도는 원두에 들어있는 카페인 함량, 커피 추출법, 원두를 볶는 시간과 관계가 있다.

대개 원두에 들어있는 카페인 함량이 많을수록 원두를 덜 볶을수록 추출하는 시간이 길수록 카페인 함량이 많아진다. 원두커피, 인스턴트 커피, 자판기 커피 순으로 카페인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자판기 커피는 원두커피 카페인 함량의 3배 가량된다.

◆커피는 카페인 음료의 지존인가?

커피는 카페인 음료의 대명사다. 음료 중 가장 많은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페인 함량이 많은 순서대로 하면 커피(60~120mg), 홍차(20~60mg), 초콜릿(30mg), 콜라(20~40mg) 순이다.

커피엔 커피콩, 홍차는 차나무의 잎, 코코아, 콜라열매 등의 카페인 성분이 들어가며 음료에 들어있는 카페인의 함량도 각각 다르다.

◆매일 한 두 잔은 꼭 마셔야 한다면 커피 중독증?

보통 하루 4잔 이상의 커피를 매일 마시지 않고 견딜 수 없을 정도라야 커피에 중독됐다고 볼 수 있다.

커피 중독은 하루 1000mg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것으로 이를 매일 섭취하게 되면 정신적 의존성이 생겨 금단증상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따라서 한 두 잔 정도의 커피는 금단현상을 일으키지도 않고 건강에 별다른 문제를 발생시키지도 않는다.

◆소아나 청소년이 먹게 되면 머리가 나빠진다?

그런 연구가 이뤄진 바가 없다. 이런 속설이 퍼진 까닭은 성장기에는 어른들보다 중독성이 높아 카페인 금단현상이 더 잘 나타날 수 있고, 학생들은 카페인 섭취로 인한 각성상태에서 정보입력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도움말=경희대 가정의학과 김병선 교수, 롯데중앙연구소, 고대 병원 가정의학과 김선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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