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기분 나쁜 하루를 보내고 난 뒤, 집에 돌아와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립을 통째로 꺼내서 먹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폭식을 하는 사람들은 감정의 억눌림에서 해방되기 위해 음식을 이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을 하거나, 또는 화가 났을 때 그런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음식을 먹게 된다.
사람들은 편안해지기 위해서나 자신의 감각을 마비시키기 위해 술을 마시거나 과다하게 쇼핑을 하는 것처럼, 감정적으로 과식을 하는 사람들은 음식으로부터 위안을 찾는다. 또한 이런 사람들은 음식을 원초적인 욕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일종의 선택 사항인 것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자신이 지금 배가 고픈지, 부른지를 깨닫지 못한다. 이러한 행동에는 생리학적인 요소가 포함된다. 과자나 케이크 등의 탄수화물은 우울할 때 우리가 찾는 음식으로 뇌에서 인간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세로토닌(serotonin)이라는 화학적 물질을 분비하게 만든다. 따라서 이러한 음식을 먹게 되면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게 되고 이 때문에 비만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불안하거나 짜증날 때, 그리고 해야 할 일이 많을 때 등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먹는 것으로 풀면서 살이 찐 경우에는 스트레스를 제거하지 않으면 살을 빼기가 힘들다.
비만의 흔한 증상 중 또하나는 폭식이다. 폭식은 비만 발생 연령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소아기나 청소년기 비만이 발생된 사람들의 63%가 정기적으로 또는 자주 폭식을 하는 반면, 성인기에 비만이 발생한 사람들의 34%가 같은 빈도의 폭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는 급성스트레스와 만성스트레스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급성 스트레스는 식욕을 떨어뜨리고 교감신경의 작용으로 소화액 분비나 위장 운동이 약해져서 덜 먹게 되는 반면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식욕을 증가시키며 비만의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우리 몸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코르티솔과 카테콜라민이다. 코르티속과다 분비가 장기간 지속되면 복부 비만을 유발한다.
동일한 강도의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개인적인 성격에 따라 주관적인 스트레스의 강도가 달라진다. 스트레스성 환경에 놓여있거나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잘 받는 사람의 경우 매일매일 스트레스에 과다 반응하게 되고 결국 일생 동안 코르티속에 노출되어 복부비만이 유발될 수 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려고 하고, 항상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하고, 모든 문제는 완벽한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스트레스에 특히 취약하다.
음식은 담배나 술과 마찬가지로 의존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빠르고 쉽게 먹을 수 있는 고지방, 고당질 음식들이 특히 그런 경향이 강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지루한 경우, 또한 긴장이 될 때에 그러한 음식들이 정서적인 마취제 역할울 할 수 있다. 습관적으로 폭식과 과식을 하게 되면 긴장과 걱정을 걸어주므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
경우에 따라서는 속이 상할 때 습관적으로 폭식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음식에의 탐닉과 폭식이 또 다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스트레스가 폭식이나 비만을 유발하는 경우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
첫째, 다른 사람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가 실감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자신이 존경하고 신뢰하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가깝게 지내는 가족, 친척 또는 친구나 선후배와의 대화가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성직자 또는 주치의에게 찾아가는 것도 매우 강력한 스트레스 해소책이 될 것이다.
둘째, 긴장 이완법을 활용해볼 필요가 있다. 긴장한 사람에세는 이완이 매우 중요하다. 명상도 매우 좋으며 혼자서도 할 수 있다. 매일 시간을 내어서 이완요법을 시행하는데, 20분씩 하루에 두 번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 깨어있는 상태에서 눈을 감고 조용한 방에 앉아 이마에서 시작하여 발끝까지 천천히 내려가면서 신체의 다양한 근육에 정신을 집중한다.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근육을 수축한 후에 다시 최대한으로 근육을 이완한다. 그리고 호흡에 집중한다. 수 분간 자신의 숨 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아주 느리고 깊게 숨을 쉬도록 한다. 이제 자신의 마음속에 '이완한다' 라는 말을 반복한다. 만약 다른 생각으로 산란해지면 조용히 다시 '이완한다' 라는 말로 되돌아간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자신만을 위해 조용한 시간을 가지게 되면,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들이 줄어든다.
셋째, 적절한 영양 섭취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탄수화물과 섬유질(채소, 과일, 밀기울을 빼지 않은 밀가루, 현미, 생선, 시리얼 등)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고 물을 많이 마신다. 소금, 지방이 많은 음식(버터, 크림, 고기의 지방질, 치즈, 땅콩버터 등), 정제된 탄수화물(설탕, 사탕,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 그리고 카페인 (커피, 차 및 콜라 음료)등을 줄이는 것이 좋다.
넷째, 운동이 스트레스 경감에 효과가 있다. 우선 자신에게 알맞은 운동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씩 20분간 걷는 것으로 운동을 시작한다. 미용체조, 요가, 또는 걷기나 등산과 같은 운동도 좋다.
이와 같은 스트레스 해소 노력과 함께 감정적으로 과식이나 폭식을 하는 상황을 사전에 피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감정적으로 과식을 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어떤 감정상의 문제가 과식을 유발하는지 찾아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종종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과식을 하거나 과식의 욕구가 생길 때 나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과식의 원인을 찾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식사일기를 쓰는 것이다. 자신의 식사 내용을 적다 보면 많은 양의 패스트푸드나 스택을 빠른 속도로 남몰래 먹었을 때를 찾아 이 때 자신의 감정상태를 파악해보는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공복감은 별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과식의 원인이 되는 감정상의 문제를 찾게 되면, 그 문제를 과식으로 가릴 것이 아니라 정면 돌파하여 해결하여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면 과식 대신 운동이나 취미 활동, 또는 외출이나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해결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복된 스트레스로 비만이 유발된 경우 단순히 체중 조절을 하려는 노력만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를 찾아 해소하거나 스트레스에 대해 현명한 대처법을 찾는 것이 스트레스성 비만을 완치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