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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31 효재스타일 by 분별없는 아이디어

효재스타일

세상사는이야기 : 2008. 1. 31. 17:29
경복궁 근처 한옥에서 ‘효재’라는 한복집을 운영하고, 용인 시골집에서 텃밭을 일구며 살림을 하는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씨.
지금처럼 친환경적인 삶이 문화 코드로 자리 잡기 훨씬 전부터 자연친화적으로 사는 그가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리스트’로서 생활 문화를 제안하기 위해 서울 홍제동 막다른 언덕 위에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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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맞은편으로는 도인이 앉아 있을 법한 암벽이 펼쳐지고 거실 창밖에서는 푸른 나무들이 바람 소리에 박자를 맞춰 아련한 그늘을 드리운다. 곱게 기른 머리를 한쪽으로 자연스레 묶어 내린 여인은 홍화씨로 물들인 분홍 무명 치마를 흩날리며 쑥개떡에 장식할 애기똥풀을 뜯는 데 여념이 없다. 마치 산골 어드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풍경. 그러나 이는 서울 홍제동 가파른 언덕에 자리한 주택에서 벌어지는 풍경이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사는 이라면 부럽디 부럽기만한 모습이다.


광목과 무명이라는 추억 속의 옷감으로 다채로운 생활 용품을 만들며 자연친화적인 살림의 묘미를 전해주는 전통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씨. 단아한 한복처럼 기품 있는 전통을 중시하고 광목처럼 담백한 자연을 벗삼는 그는 자연 중에서도 유독 산과 바위에 집착한다. 사계절 변화를 즐기고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는 산과 명상의 시간을 전해주는 바위는 그의 삶에 공기와도 같은 존재라고. 이런 그가 작년 겨울, 운명과도 같은 집을 만났다. 한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았다는 암벽이 절경을 이루는 홍제동의 한 낡은 주택이 바로 그것. 그러나 앙상한 나뭇가지와 얼어붙은 바위, 게다가 노쇠한 주택은 남들 눈에는 을씨년스러워 보일 상황이건만 그는 이 ‘천혜의 자연’에 쾌재를 불렀고, 곧장 이곳을 자신의 스튜디오로 개조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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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멋은 살리고 낡은 시설은 건강 자재로 치유“집 자체는 무려 30년 넘은 낡고 평범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을 두고 찬찬히 살펴보니 그 소박한 모습이 무척이나 정겹더군요. 마치 제가 좋아하는 톡톡한 무명과 투박한 광목처럼 말이죠.” 30년 관록의 주택을 개조함에 있어 이효재 씨는 자신만의 원칙을 고수했다. 자연 속에 담담히 놓여 있는 집 외관은 그대로 살리되, 실내는 친환경 자재를 활용해 건강하게 보수하겠다는 것. 네모 반듯한 2층 집은 올해 초 날이 풀리면서 본격적으로 그의 정성과 감각이 더해졌고, 여름 문턱에 들어서면서 제법 주인을 닮은 수수한 야생화같이 담백한 모습으로 변모했다.


이효재 씨의 스튜디오에 들어서면 사실 ‘개조’를 했다는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획기적인 구조 변경이나 화려한 장식을 절제한 덕도 있지만 반짝이는 때깔은 물론 새집에서 풍기는 특유의 페인트 냄새조차 감지되지 않으니 말이다. 마치 오랫동안 그랬던 듯 태연한 모습, 그렇지만 마냥 평범하다고 넘겨버리기엔 색다른 분위기…. ‘도대체 어디를 어떻게 고쳤다는 것인지’ 방문객으로 하여금 두 눈 크게 뜨고 구석구석을 살피게 만든다. “맨발로 다니고, 바닥에 앉아서 바느질을 하고 차를 마시는 등 좌식 생활을 고수하다 보니 살갗에 닿는 마감재 선택에 신중을 기하게 되더군요. 실크 벽지와 PVC장판, 낡은 마루 등 묶은 때를 벗겨내고 벽면과 바닥에 천연 페인트와 벽지, 황토, 석재 타일 그리고 다다미 등 집안 전체를 살아 숨쉬는 자연 피부로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이효재 씨가 크게 공을 들인 부분은 다름 아닌 마감재. 곱디고운 비단으로 혼례복을 만들고 뽀얀 무명과 톡톡한 광목으로 행주와 방석을 만드는 그다운 안목이지 싶다. “아무리 멋진 디자인의 옷이라 해도 피부에 좋지 않다면 입을 수 없거니와 결코 명품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법이죠. 집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진정한 멋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고급 소재의 옷을 택하듯, 집도 좋은 마감재로 건강하게 단장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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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거실 바닥을 무겁게 짓누르던 짙은 색상의 마루 대신 자리한 다다미는 맨발로 풀밭을 거닐 듯 촉촉한 감촉을 선사하고, 정전기로 한껏 먼지를 품고 있던 실크 벽지는 천연 펄프 벽지로 교체되면서 산뜻한 공기를 전한다. 욕실은 거친 돌의 질감을 살린 석재 타일로 자연미를 강조했고 서재는 황토와 한지로 단장, 옛 선비가 그러했듯 고즈넉이 책을 읽고 명상하는 곳으로 거듭났다. 천장과 계단 벽면 등 눈에 띄지 않는 부분도 송진, 해바라기 오일, 로즈메리 오일 등으로 만든 천연 페인트로 처리, 결국 이곳은 은은한 빛깔과 내음으로 겸손하면서도 고고한 모습으로 변모하는 데 성공했다.    

    
햇살과 바람으로 수놓은 자연 공간 이곳의 백미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창밖을 턱 하니 가로막는 암벽과 우거진 나무’. 커튼과 블라인드가 필요 없을 만큼 집과 맞닿은 나뭇잎과 기암절벽은 마치 숲 속에 있는 듯 실내에 있는 사람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코앞에 펼쳐지는 자연의 매력을 놓칠 리 없는 이효재 씨는 이를 한층 강조하기 위해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했는데, 바로 2층 지붕을 반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복층판으로 대체한 것. 덕분에 2층 공간은 온종일 온실처럼 화사한 햇살과 나뭇잎 그림자의 향연으로 생기가 넘쳐 흐른다.


“남들은 2층을 두고 낮잠 자기에 딱 좋은 곳이라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을 무의미하게 쓸 순 없지요.” 그의 스튜디오에 와본 사람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탐내는 명당. 살림 하기 좋아하고, 음식 하기 좋아하는 천상 살림꾼인 그는 2층에 집안의 심장과 같은 부엌을 마련했다. 바위를 향해 나 있는 조리대에서 요리를 하다 보면 면벽 수양 하듯 마음이 평안해지고, 색색의 나무 패널을 부착해 조각보처럼 꾸민 부엌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흥이 난다고.아담하지만 대자연의 섭리를 품은 이효재 씨의 친환경적인 스튜디오. 이곳을 만끽하는 데 있어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전 포인트 하나가 있다. 공간 곳곳에 놓인 전통 고가구와 꽃 자수가 놓인 광목 방석과 티 포트 커버, 무명 행주 그리고 놋그릇과 다기…. 고색창연한 가구와 소품은 현대적 공간도 고풍스럽게 만들며, 정성스레 한땀 한땀 수놓은 무명 냅킨과 행주는 일회용 티슈에 견줄 수 없는 촉감과 품위를 전한다. 정전기로 먼지가 쌓이는 전기주전자는 꽃수를 놓은 무명 커버를 입혀 깔끔하고 보기 좋게 보관한다. 모두 실제 생활 속에서 우러나온, 서정적이면서도 자연친화적인 ‘효재 스타일’이야말로 이곳을 빛나게 하는 일등 공신이라는 사실.


“친환경적인 삶이요? 과거를 추억하다 보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답니다. 1회용 키친 타월 대신 무명 행주를 푹푹 삶아 부엌 청소를 하고, 빗자루로 떨어진 머리카락을 주워 담아 바늘 쌈지를 만들고, 야생화, 채소를 키우며 소박한 한 끼 식사를 마련하다 보면 누구나 환경보호를 할 수 있답니다.”
앞으로 이효재 씨는 이곳을 더욱 알차게 가꿔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친화적 삶’의 멋과 기품을 전달하고자 한다. 그가 일일이 정성스레 손수 만들고 모은 살림살이들을 풀어내며 그간 체득한 친환경 생활 비법을 전달할 계획. 그리고 그 첫 결실은 김희선, 박지윤 등 쟁쟁한 여배우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내년 초 방영될 퓨전 사극 <해어화>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조선시대 기생 학교 ‘예기원’을 중심으로 4명의 여인이 최고의 기생이 되기 위한 과정을 그리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배우의 일거수일투족이 바로 이곳에서 단련된다. 그가 모은 다기에 차를 마시며 다도를 배우고, 그가 지은 한복을 입고 꽃수가 놓인 병풍 앞에서 소리와 가야금을 뜯는다. 때문에 당분간 그의 스튜디오는‘개점 휴업’ 상태라 하니, 아쉽지만 우선 스튜디오 방문은 이 지면으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

경복궁 근처 한옥에서 ‘효재’라는 한복집을 운영하고, 용인 시골집에서 텃밭을 일구며 살림을 하는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씨.
지금처럼 친환경적인 삶이 문화 코드로 자리 잡기 훨씬 전부터 자연친화적으로 사는 그가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리스트’로서 생활 문화를 제안하기 위해 서울 홍제동 막다른 언덕 위에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부엌 맞은편으로는 도인이 앉아 있을 법한 암벽이 펼쳐지고 거실 창밖에서는 푸른 나무들이 바람 소리에 박자를 맞춰 아련한 그늘을 드리운다. 곱게 기른 머리를 한쪽으로 자연스레 묶어 내린 여인은 홍화씨로 물들인 분홍 무명 치마를 흩날리며 쑥개떡에 장식할 애기똥풀을 뜯는 데 여념이 없다. 마치 산골 어드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풍경. 그러나 이는 서울 홍제동 가파른 언덕에 자리한 주택에서 벌어지는 풍경이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사는 이라면 부럽디 부럽기만한 모습이다.


광목과 무명이라는 추억 속의 옷감으로 다채로운 생활 용품을 만들며 자연친화적인 살림의 묘미를 전해주는 전통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씨. 단아한 한복처럼 기품 있는 전통을 중시하고 광목처럼 담백한 자연을 벗삼는 그는 자연 중에서도 유독 산과 바위에 집착한다. 사계절 변화를 즐기고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는 산과 명상의 시간을 전해주는 바위는 그의 삶에 공기와도 같은 존재라고. 이런 그가 작년 겨울, 운명과도 같은 집을 만났다. 한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았다는 암벽이 절경을 이루는 홍제동의 한 낡은 주택이 바로 그것. 그러나 앙상한 나뭇가지와 얼어붙은 바위, 게다가 노쇠한 주택은 남들 눈에는 을씨년스러워 보일 상황이건만 그는 이 ‘천혜의 자연’에 쾌재를 불렀고, 곧장 이곳을 자신의 스튜디오로 개조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고즈넉한 멋은 살리고 낡은 시설은 건강 자재로 치유“집 자체는 무려 30년 넘은 낡고 평범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을 두고 찬찬히 살펴보니 그 소박한 모습이 무척이나 정겹더군요. 마치 제가 좋아하는 톡톡한 무명과 투박한 광목처럼 말이죠.” 30년 관록의 주택을 개조함에 있어 이효재 씨는 자신만의 원칙을 고수했다. 자연 속에 담담히 놓여 있는 집 외관은 그대로 살리되, 실내는 친환경 자재를 활용해 건강하게 보수하겠다는 것. 네모 반듯한 2층 집은 올해 초 날이 풀리면서 본격적으로 그의 정성과 감각이 더해졌고, 여름 문턱에 들어서면서 제법 주인을 닮은 수수한 야생화같이 담백한 모습으로 변모했다.


이효재 씨의 스튜디오에 들어서면 사실 ‘개조’를 했다는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획기적인 구조 변경이나 화려한 장식을 절제한 덕도 있지만 반짝이는 때깔은 물론 새집에서 풍기는 특유의 페인트 냄새조차 감지되지 않으니 말이다. 마치 오랫동안 그랬던 듯 태연한 모습, 그렇지만 마냥 평범하다고 넘겨버리기엔 색다른 분위기…. ‘도대체 어디를 어떻게 고쳤다는 것인지’ 방문객으로 하여금 두 눈 크게 뜨고 구석구석을 살피게 만든다. “맨발로 다니고, 바닥에 앉아서 바느질을 하고 차를 마시는 등 좌식 생활을 고수하다 보니 살갗에 닿는 마감재 선택에 신중을 기하게 되더군요. 실크 벽지와 PVC장판, 낡은 마루 등 묶은 때를 벗겨내고 벽면과 바닥에 천연 페인트와 벽지, 황토, 석재 타일 그리고 다다미 등 집안 전체를 살아 숨쉬는 자연 피부로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이효재 씨가 크게 공을 들인 부분은 다름 아닌 마감재. 곱디고운 비단으로 혼례복을 만들고 뽀얀 무명과 톡톡한 광목으로 행주와 방석을 만드는 그다운 안목이지 싶다. “아무리 멋진 디자인의 옷이라 해도 피부에 좋지 않다면 입을 수 없거니와 결코 명품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법이죠. 집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진정한 멋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고급 소재의 옷을 택하듯, 집도 좋은 마감재로 건강하게 단장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1층 거실 바닥을 무겁게 짓누르던 짙은 색상의 마루 대신 자리한 다다미는 맨발로 풀밭을 거닐 듯 촉촉한 감촉을 선사하고, 정전기로 한껏 먼지를 품고 있던 실크 벽지는 천연 펄프 벽지로 교체되면서 산뜻한 공기를 전한다. 욕실은 거친 돌의 질감을 살린 석재 타일로 자연미를 강조했고 서재는 황토와 한지로 단장, 옛 선비가 그러했듯 고즈넉이 책을 읽고 명상하는 곳으로 거듭났다. 천장과 계단 벽면 등 눈에 띄지 않는 부분도 송진, 해바라기 오일, 로즈메리 오일 등으로 만든 천연 페인트로 처리, 결국 이곳은 은은한 빛깔과 내음으로 겸손하면서도 고고한 모습으로 변모하는 데 성공했다.    

    
햇살과 바람으로 수놓은 자연 공간 이곳의 백미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창밖을 턱 하니 가로막는 암벽과 우거진 나무’. 커튼과 블라인드가 필요 없을 만큼 집과 맞닿은 나뭇잎과 기암절벽은 마치 숲 속에 있는 듯 실내에 있는 사람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코앞에 펼쳐지는 자연의 매력을 놓칠 리 없는 이효재 씨는 이를 한층 강조하기 위해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했는데, 바로 2층 지붕을 반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복층판으로 대체한 것. 덕분에 2층 공간은 온종일 온실처럼 화사한 햇살과 나뭇잎 그림자의 향연으로 생기가 넘쳐 흐른다.


“남들은 2층을 두고 낮잠 자기에 딱 좋은 곳이라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을 무의미하게 쓸 순 없지요.” 그의 스튜디오에 와본 사람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탐내는 명당. 살림 하기 좋아하고, 음식 하기 좋아하는 천상 살림꾼인 그는 2층에 집안의 심장과 같은 부엌을 마련했다. 바위를 향해 나 있는 조리대에서 요리를 하다 보면 면벽 수양 하듯 마음이 평안해지고, 색색의 나무 패널을 부착해 조각보처럼 꾸민 부엌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흥이 난다고.아담하지만 대자연의 섭리를 품은 이효재 씨의 친환경적인 스튜디오. 이곳을 만끽하는 데 있어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전 포인트 하나가 있다. 공간 곳곳에 놓인 전통 고가구와 꽃 자수가 놓인 광목 방석과 티 포트 커버, 무명 행주 그리고 놋그릇과 다기…. 고색창연한 가구와 소품은 현대적 공간도 고풍스럽게 만들며, 정성스레 한땀 한땀 수놓은 무명 냅킨과 행주는 일회용 티슈에 견줄 수 없는 촉감과 품위를 전한다. 정전기로 먼지가 쌓이는 전기주전자는 꽃수를 놓은 무명 커버를 입혀 깔끔하고 보기 좋게 보관한다. 모두 실제 생활 속에서 우러나온, 서정적이면서도 자연친화적인 ‘효재 스타일’이야말로 이곳을 빛나게 하는 일등 공신이라는 사실.


“친환경적인 삶이요? 과거를 추억하다 보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답니다. 1회용 키친 타월 대신 무명 행주를 푹푹 삶아 부엌 청소를 하고, 빗자루로 떨어진 머리카락을 주워 담아 바늘 쌈지를 만들고, 야생화, 채소를 키우며 소박한 한 끼 식사를 마련하다 보면 누구나 환경보호를 할 수 있답니다.”
앞으로 이효재 씨는 이곳을 더욱 알차게 가꿔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친화적 삶’의 멋과 기품을 전달하고자 한다. 그가 일일이 정성스레 손수 만들고 모은 살림살이들을 풀어내며 그간 체득한 친환경 생활 비법을 전달할 계획. 그리고 그 첫 결실은 김희선, 박지윤 등 쟁쟁한 여배우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내년 초 방영될 퓨전 사극 <해어화>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조선시대 기생 학교 ‘예기원’을 중심으로 4명의 여인이 최고의 기생이 되기 위한 과정을 그리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배우의 일거수일투족이 바로 이곳에서 단련된다. 그가 모은 다기에 차를 마시며 다도를 배우고, 그가 지은 한복을 입고 꽃수가 놓인 병풍 앞에서 소리와 가야금을 뜯는다. 때문에 당분간 그의 스튜디오는‘개점 휴업’ 상태라 하니, 아쉽지만 우선 스튜디오 방문은 이 지면으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



1 1층 거실. 오래된 낡은 마루를 뜯어내고 다다미를 깔아 한층 밝고 편안한 공간으로 변신시켰다. 맨발로 좌식 생활을 고수하는 이효재 씨에게 쿠션감 좋고 먼지가 일지 않는 다다미는 더없이 좋은 바닥재. 마치 풀밭 위를 걷는 듯한 자연스러운 촉감은 사람 피부 못지않게 따스하다고. 다다미는 흡음성 또한 뛰어나 이곳을 더욱 고요하고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여백의 미를 살리기 위해 이곳에는 오동나무 장 외에 가구를 일절 들여놓지 않았다.

2  2층 부엌 옆으로 딸린 야외 테라스에 데크를 설치하고 나무 그늘 아래 자연 염색을 한 데님으로 만든 보료를 펼쳐놓아 이효재 스타일의 휴식처를 마련했다. 개다리 소반에 전통 술상을 차리고 푹신한 보료 위에 앉아 있으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고.

3 지극히 현대적인 살림도 이효재 씨의 손을 거치면 전통 수공예품으로 변신한다.정전기가 일어 먼지가 쌓이면 지저분한 전기주전자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광목 천으로 커버를 만들고 양귀비꽃수를 놓아 우아한 주전자로 변신시켰다.

4 집 마당에서 구한 애기똥풀, 한련화. 꿀풀 등으로 장식한 화전과 함께 마련한 술상. 전통에 대한 이효재 씨의 세련된 김각을 엿볼 수 있다.

5 전통 뒤주에 위에 직접 감은 실패를 쌓아 올려 장식한 2층 거실. 소박한 정서가 깃든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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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근처 한옥에서 ‘효재’라는 한복집을 운영하고, 용인 시골집에서 텃밭을 일구며 살림을 하는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씨.
지금처럼 친환경적인 삶이 문화 코드로 자리 잡기 훨씬 전부터 자연친화적으로 사는 그가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리스트’로서 생활 문화를 제안하기 위해 서울 홍제동 막다른 언덕 위에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부엌 맞은편으로는 도인이 앉아 있을 법한 암벽이 펼쳐지고 거실 창밖에서는 푸른 나무들이 바람 소리에 박자를 맞춰 아련한 그늘을 드리운다. 곱게 기른 머리를 한쪽으로 자연스레 묶어 내린 여인은 홍화씨로 물들인 분홍 무명 치마를 흩날리며 쑥개떡에 장식할 애기똥풀을 뜯는 데 여념이 없다. 마치 산골 어드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풍경. 그러나 이는 서울 홍제동 가파른 언덕에 자리한 주택에서 벌어지는 풍경이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사는 이라면 부럽디 부럽기만한 모습이다.


광목과 무명이라는 추억 속의 옷감으로 다채로운 생활 용품을 만들며 자연친화적인 살림의 묘미를 전해주는 전통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씨. 단아한 한복처럼 기품 있는 전통을 중시하고 광목처럼 담백한 자연을 벗삼는 그는 자연 중에서도 유독 산과 바위에 집착한다. 사계절 변화를 즐기고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는 산과 명상의 시간을 전해주는 바위는 그의 삶에 공기와도 같은 존재라고. 이런 그가 작년 겨울, 운명과도 같은 집을 만났다. 한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았다는 암벽이 절경을 이루는 홍제동의 한 낡은 주택이 바로 그것. 그러나 앙상한 나뭇가지와 얼어붙은 바위, 게다가 노쇠한 주택은 남들 눈에는 을씨년스러워 보일 상황이건만 그는 이 ‘천혜의 자연’에 쾌재를 불렀고, 곧장 이곳을 자신의 스튜디오로 개조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고즈넉한 멋은 살리고 낡은 시설은 건강 자재로 치유“집 자체는 무려 30년 넘은 낡고 평범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을 두고 찬찬히 살펴보니 그 소박한 모습이 무척이나 정겹더군요. 마치 제가 좋아하는 톡톡한 무명과 투박한 광목처럼 말이죠.” 30년 관록의 주택을 개조함에 있어 이효재 씨는 자신만의 원칙을 고수했다. 자연 속에 담담히 놓여 있는 집 외관은 그대로 살리되, 실내는 친환경 자재를 활용해 건강하게 보수하겠다는 것. 네모 반듯한 2층 집은 올해 초 날이 풀리면서 본격적으로 그의 정성과 감각이 더해졌고, 여름 문턱에 들어서면서 제법 주인을 닮은 수수한 야생화같이 담백한 모습으로 변모했다.


이효재 씨의 스튜디오에 들어서면 사실 ‘개조’를 했다는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획기적인 구조 변경이나 화려한 장식을 절제한 덕도 있지만 반짝이는 때깔은 물론 새집에서 풍기는 특유의 페인트 냄새조차 감지되지 않으니 말이다. 마치 오랫동안 그랬던 듯 태연한 모습, 그렇지만 마냥 평범하다고 넘겨버리기엔 색다른 분위기…. ‘도대체 어디를 어떻게 고쳤다는 것인지’ 방문객으로 하여금 두 눈 크게 뜨고 구석구석을 살피게 만든다. “맨발로 다니고, 바닥에 앉아서 바느질을 하고 차를 마시는 등 좌식 생활을 고수하다 보니 살갗에 닿는 마감재 선택에 신중을 기하게 되더군요. 실크 벽지와 PVC장판, 낡은 마루 등 묶은 때를 벗겨내고 벽면과 바닥에 천연 페인트와 벽지, 황토, 석재 타일 그리고 다다미 등 집안 전체를 살아 숨쉬는 자연 피부로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이효재 씨가 크게 공을 들인 부분은 다름 아닌 마감재. 곱디고운 비단으로 혼례복을 만들고 뽀얀 무명과 톡톡한 광목으로 행주와 방석을 만드는 그다운 안목이지 싶다. “아무리 멋진 디자인의 옷이라 해도 피부에 좋지 않다면 입을 수 없거니와 결코 명품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법이죠. 집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진정한 멋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고급 소재의 옷을 택하듯, 집도 좋은 마감재로 건강하게 단장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1층 거실 바닥을 무겁게 짓누르던 짙은 색상의 마루 대신 자리한 다다미는 맨발로 풀밭을 거닐 듯 촉촉한 감촉을 선사하고, 정전기로 한껏 먼지를 품고 있던 실크 벽지는 천연 펄프 벽지로 교체되면서 산뜻한 공기를 전한다. 욕실은 거친 돌의 질감을 살린 석재 타일로 자연미를 강조했고 서재는 황토와 한지로 단장, 옛 선비가 그러했듯 고즈넉이 책을 읽고 명상하는 곳으로 거듭났다. 천장과 계단 벽면 등 눈에 띄지 않는 부분도 송진, 해바라기 오일, 로즈메리 오일 등으로 만든 천연 페인트로 처리, 결국 이곳은 은은한 빛깔과 내음으로 겸손하면서도 고고한 모습으로 변모하는 데 성공했다.    

    
햇살과 바람으로 수놓은 자연 공간 이곳의 백미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창밖을 턱 하니 가로막는 암벽과 우거진 나무’. 커튼과 블라인드가 필요 없을 만큼 집과 맞닿은 나뭇잎과 기암절벽은 마치 숲 속에 있는 듯 실내에 있는 사람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코앞에 펼쳐지는 자연의 매력을 놓칠 리 없는 이효재 씨는 이를 한층 강조하기 위해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했는데, 바로 2층 지붕을 반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복층판으로 대체한 것. 덕분에 2층 공간은 온종일 온실처럼 화사한 햇살과 나뭇잎 그림자의 향연으로 생기가 넘쳐 흐른다.


“남들은 2층을 두고 낮잠 자기에 딱 좋은 곳이라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을 무의미하게 쓸 순 없지요.” 그의 스튜디오에 와본 사람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탐내는 명당. 살림 하기 좋아하고, 음식 하기 좋아하는 천상 살림꾼인 그는 2층에 집안의 심장과 같은 부엌을 마련했다. 바위를 향해 나 있는 조리대에서 요리를 하다 보면 면벽 수양 하듯 마음이 평안해지고, 색색의 나무 패널을 부착해 조각보처럼 꾸민 부엌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흥이 난다고.아담하지만 대자연의 섭리를 품은 이효재 씨의 친환경적인 스튜디오. 이곳을 만끽하는 데 있어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전 포인트 하나가 있다. 공간 곳곳에 놓인 전통 고가구와 꽃 자수가 놓인 광목 방석과 티 포트 커버, 무명 행주 그리고 놋그릇과 다기…. 고색창연한 가구와 소품은 현대적 공간도 고풍스럽게 만들며, 정성스레 한땀 한땀 수놓은 무명 냅킨과 행주는 일회용 티슈에 견줄 수 없는 촉감과 품위를 전한다. 정전기로 먼지가 쌓이는 전기주전자는 꽃수를 놓은 무명 커버를 입혀 깔끔하고 보기 좋게 보관한다. 모두 실제 생활 속에서 우러나온, 서정적이면서도 자연친화적인 ‘효재 스타일’이야말로 이곳을 빛나게 하는 일등 공신이라는 사실.


“친환경적인 삶이요? 과거를 추억하다 보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답니다. 1회용 키친 타월 대신 무명 행주를 푹푹 삶아 부엌 청소를 하고, 빗자루로 떨어진 머리카락을 주워 담아 바늘 쌈지를 만들고, 야생화, 채소를 키우며 소박한 한 끼 식사를 마련하다 보면 누구나 환경보호를 할 수 있답니다.”
앞으로 이효재 씨는 이곳을 더욱 알차게 가꿔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친화적 삶’의 멋과 기품을 전달하고자 한다. 그가 일일이 정성스레 손수 만들고 모은 살림살이들을 풀어내며 그간 체득한 친환경 생활 비법을 전달할 계획. 그리고 그 첫 결실은 김희선, 박지윤 등 쟁쟁한 여배우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내년 초 방영될 퓨전 사극 <해어화>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조선시대 기생 학교 ‘예기원’을 중심으로 4명의 여인이 최고의 기생이 되기 위한 과정을 그리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배우의 일거수일투족이 바로 이곳에서 단련된다. 그가 모은 다기에 차를 마시며 다도를 배우고, 그가 지은 한복을 입고 꽃수가 놓인 병풍 앞에서 소리와 가야금을 뜯는다. 때문에 당분간 그의 스튜디오는‘개점 휴업’ 상태라 하니, 아쉽지만 우선 스튜디오 방문은 이 지면으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



1 1층 거실. 오래된 낡은 마루를 뜯어내고 다다미를 깔아 한층 밝고 편안한 공간으로 변신시켰다. 맨발로 좌식 생활을 고수하는 이효재 씨에게 쿠션감 좋고 먼지가 일지 않는 다다미는 더없이 좋은 바닥재. 마치 풀밭 위를 걷는 듯한 자연스러운 촉감은 사람 피부 못지않게 따스하다고. 다다미는 흡음성 또한 뛰어나 이곳을 더욱 고요하고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여백의 미를 살리기 위해 이곳에는 오동나무 장 외에 가구를 일절 들여놓지 않았다.

2  2층 부엌 옆으로 딸린 야외 테라스에 데크를 설치하고 나무 그늘 아래 자연 염색을 한 데님으로 만든 보료를 펼쳐놓아 이효재 스타일의 휴식처를 마련했다. 개다리 소반에 전통 술상을 차리고 푹신한 보료 위에 앉아 있으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고.

3 지극히 현대적인 살림도 이효재 씨의 손을 거치면 전통 수공예품으로 변신한다.정전기가 일어 먼지가 쌓이면 지저분한 전기주전자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광목 천으로 커버를 만들고 양귀비꽃수를 놓아 우아한 주전자로 변신시켰다.

4 집 마당에서 구한 애기똥풀, 한련화. 꿀풀 등으로 장식한 화전과 함께 마련한 술상. 전통에 대한 이효재 씨의 세련된 김각을 엿볼 수 있다.

5 전통 뒤주에 위에 직접 감은 실패를 쌓아 올려 장식한 2층 거실. 소박한 정서가 깃든 공간이다.



1 특히 1층 서재는 ‘숨쉬는 마감재’인 황토로 마감하여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이면 따뜻한 것이 특징. 탈취 효과도 뛰어나다. 한국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싶어 전통 한지 한 겹을 발랐다. 짙은 나무 빛깔의 전통 함과 나무 널빤지로 만든 책상으로 마치 옛날 선비의 서재 같은 분위기가 일품.

2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긴 세제도 광목으로 만든 옷을 입으면 서정적인 자연 살림으로 거듭날 수 있다. 사소한 살림에도 이렇듯 의미를 부여하면 생활의 품격도 올라가고 자연스럽게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고. 커버에 쌓인 세제는 그만큼 아껴 사용하게 된단다.

3 광목으로 만든 주방용 장갑. 정성스레 수놓아 만든 장갑은 살림하는 재미를 더해준다고. 4 입식 생활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은 바닥에 앉는 법조차 모르고, 오래 앉아 있는 참을성 또한 없다. 하지만 푹신한 광목 방석  하나면 편안하게 앉아 명상도 하고 책을 읽으며 품성을 가다듬을 수 있다는 것이 이효재 씨의 지론. 

5 화장실도 대접 받는 공간임을 보여주는 광목 변기 커버. 그가 직접 제작한 것이다. 



출처 : 주부의 집꾸미기  | 글쓴이 : 주부짱
Posted by 분별없는 아이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