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사소한 한마디 <이해해 주세요... 이해해요>
어제, 어찌어찌해서 안암골 한 갈비집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때가 때인 만큼 식당안은 손님들로 정신없이 붐볐다.
서빙하는 아주머니도 혼이 나간 듯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물수건을 달라고 하니 물병을 쿵하니 놓고 휭하니 가시고...
사소한 한마디 앞 테이블에선 반찬까지 엎으시며 실수 연발.
난 어쩔 수 없는 주부 입장으로 아주머니를 바라보게 되었다.
식사준비가 덜 되어 있을 때, 식구들이 친구를 대동하고 들이닥친 기분이랄까...
그 황당함....남자들은 모르리.
남자 손님들, 드디어 여기저기서 불만이다.
서비스가 형편없는....로시난테 같다는 둥.
로시난테....그게 어디서 들어 본 말인데...뭐였지...
아무튼 교과서에서 무단 외출한 작품 속의 말 이름인 것 같은데...
사소한 한마디 한참만에 서빙아주머니, 우리 자리로 오셨다.
오늘 한 명이 못 나와서 착오가 생겼다며, "이해해 주세요" 하셨다.
아마 비슷한 또래인 나에게, 비로소 사건의 전말을 털어놓는 심정이신 것 처럼....
이해해 주세요...너무나 처연한 그 목소리...
사소한 한마디 난, 아주머니 얼굴을 바라보며 ^^ 이해해요^^ 했다.
아주머니는 난처했던 얼굴이 확 펴지시며 주방으로 뛰어가셨다.
그 후 우리 테이블엔 리플이 안 된다는 매운 게무침과 한치무침 등등이 마구마구
이어졌고, 더 이상 아주머니를 부르지 않아도....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혼이 나갔던 아주머니는 생글생글 웃으시며 가볍게 뛰어다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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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한마디 이해해요.
이해한다. 이 세상 모든 일을 ....이해해 보기로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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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한마디 온전한 理解 는 그 어떤 관념에서가 아니라 지혜의 눈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법정스님....무소유